전재옥 태안군의원 한글사랑조례 제정, 한글책임관 지정・운영
전재옥 태안군의원 한글사랑조례 제정, 한글책임관 지정・운영
  • 박광근
  • 승인 2019.09.10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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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한자어, 일본식 한자어, 일본어투 표현 등 사용 자제
공문서, 공공기관 명칭, 광고물 등에 어문규정 준수

일본의 경제도발로 한일감정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태안군의 한글사랑 조례가 제정되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10일 폐회한 “제262회 태안군의회 임시회”에서 태안군의회 전재옥의원이 대표 발의한 「태안군 한글사랑 지원 조례」가 원안 가결됨에 따라 주민 홍보 등의 사전절차를 거쳐 곧 시행될 예정이다.

  국어기본법 제4조에 따라 태안군민의 한글사용을 촉진하고 한글의 보전계승과 문화민족의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하여 제정한 이 조례는 태안군민과 태안군에 거주하는 외국인이 올바르게 한글을 사용하도록 각종 시책 수립・시행과 추진 노력의 의무를 군수에게 부여하고 군민은 공무서 등이 쉬운 우리말로 표현될 수 있도록 요구할 권리를 부여했다.

  태안군은 한글사랑 촉진 및 한글의 발전・보전을 위하여 「한글사랑 추진계획」을 5년마다 수립하여 시행하도록 하였다. 이 계획에는 한글사랑 정책의 기본방향과 추진목표, 공공기관의 한글사랑 실천 방안, 군민의 한글 사용능력 증진과 한글사용 환경개선 방안, 한글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 한글 문화유산을 보전하는 일, 태안군에 거주하는 외국인이 보다 쉽게 한글을 사용하도록 지원하는 사항, 한글 발전을 위한 민간부분의 활동 촉진에 관한 사항 등도 담도록 하였다.

  공공기관의 공문서는 어문규정에 맞추어 작성하도록 하였는데, 어려운 한자어, 일본식 한자어, 일본어투 표현, 외국어 및 표준국어대사전에 실려 있지 않은 낱말의 사용을 자제하고 쉬운 우리말로 사용하도록 하였고, 현수막 등 광고물 등의 표기에도 원칙적으로 한글맞춤법,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 등에 맞추어 한글로 표시하여야 하며 외국어로 표시할 경우에는 한글과 병기하도록 하였다.

공공기관의 명칭, 정책명, 사업명, 구호 등을 정할 때도 어문규정을 준수하도록 하였으며, 공공기관에서 주최하는 각종 행사에서 사용하는 행사명도 한글로 표시함을 원칙으로 하였다.

  태안군 문화예술부서장 또는 이에 준하는 직위의 공무원으로 “한글책임관”을 지정할 수 있도록 하고, 한글의 보전과 발전을 위한 업무 총괄, 쉬운 용어의 개발과 보급, 공공기관 간 한글과 관련된 업무의 협조 등의 임무를 부여하기도 하였다.

  또, 태안군은 공무원을 비롯해 군민, 법인・단체 등의 한글 능력향상을 위해 주기적으로 교육을 실시할 수 있으며, 태안군에 거주하는 외국인 및 다문화가정을 대상으로 한글사용의 불편해소를 위해 전문교육을 실시할 수 있으며 필요한 경비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하였다.

  한편, 우리의 생활 속에 많은 일본식 표현이 깊이 뿌리박혀 사용되고 있는데, 관정(우물), 한해(가뭄), 구라(거짓말), 구좌(계좌), 부락(마을), 납골당(봉안당), 시말서(경위서), 구루마(손수레), 가리(칼슘), 엑기스(추출물) 등의 표현이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은연중에 우리말처럼 사용되고 있다.

  대표발의한 전재옥의원은 “일제 강점기에도 우리나라가 우리의 얼을 잃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고유한 한글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전제하고, “일본정부가 우리나라에 대한 수출 규제, 독도영유권 주장 등 역사적 도발을 서슴지 않고 있는 현실에서 일본식 한자어, 일본어투 표현 등을 일소하는데 한글사랑운동이 다소나마 기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