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의 세상

가재군 서산포스트 대표이사

2018-08-07     가재군

연일 계속되는 폭염으로 인해 온열(溫熱) 환자가 급증하고 가축폐사, 바다양식장피해에 이어 농산물 가격 움직임도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대구에서는 비공식이지만 자동기상관측장비(AWS) 측정으로 41도까지 치솟고 기록적인 폭염으로 전국의 온열 환자가 2900명을 넘어섰다.

5일 기상청이 전국 95곳 기상 관측소 중 57곳에서 역대 최고기온을 갈아 치웠다고 전한 가운데 질병관리본부는 8월초 현재 온열환자 발생이 2011년 이후 가장 많은 규모라고 하며 지금까지 가장 많은 온열질환이 발생한 2016년 기록(2125)을 이미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 서민들은 냉방기 사용으로 인해 전력소비가 늘어남에 따라 전기료 폭탄에 대한 걱정으로 마음을 졸이고, 심지어 일부 지역에서는 정전사태까지 발생해 주민들의 비명과 아우성이 터져 나오는 것이 마치 지옥을 연상케 하고 있다.

이 같이 살인적인 폭염(暴炎)이 절정으로 치달으면서 우리나라 뿐 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충격적인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등 일부 지역은 기온이 섭씨 50도를 넘어서고 남유럽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속한 이베리아 반도의 기온은 47도까지 오르며 역사적인 기록을 세웠고 게다가 독일 엘베강의 수위가 폭염과 가뭄으로 바닥을 드러냈으며, 스웨덴에서는 꼭대기 얼음이 녹아 최고봉이 뒤바뀌는 일까지 벌어졌다. 이렇듯 고온 건조한 대기로 인해 북반구가 마치 폭염의 지옥 속에 빠져있는 형국이다.

이와 같이 지옥과 같은 폭염사태에서는 누구랄 것 없이 어렵고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다. 특히 저소득층 일수록 그 어려움은 크다고 볼 수 있으며 그에 따른 피해 또한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증명하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최근 서울대 보건대학원 한 연구팀이 20092012년 서울의 전체 사망자 33544명을 대상으로 매년 68월 중 폭염이 지역별로 사망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결과 교육수준이 낮고 가난한 사람일수록 폭염에 따른 사망위험이 높다는 사실을 알린 적 있다.

이는 저소득층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정책적 지원이 필요함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하지만 저소득층의 폭염에 대한 지원기준 마련이 쉬워 보이지 않는다. 단 예로 정부에서는 7월 말, 저소득층에 대한 폭염피해를 최소화하고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발표를 한바 있지만 실효적인 대책은 눈 씻고 보아도 찾을 수 없었다. 급작스레 찾아온 폭염에 대한 저소득층 지원은 전 해에 정해진 복지예산 규모 안에서 꾸리자니 턱 없이 부족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사회적 지원도 마땅치 않다.

폭염으로 인해 소비활동이 저하되고 그 결과 경기침체로 접어드는 악순환이 만들어져 개인과 기업들의 지원 참여가 줄어드는 이유로 사회적 지원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폭염으로 인해 지구촌 누구나 힘들고 어렵겠지만 특히 저소득층에게 있어서 폭염은 생존이 걸린 치열한 싸움이다. 그런즉, 죽느냐 사느냐의 싸움인 현 상황을 가벼이 봐서는 안 되는 이유인 것이다.

6일, 문재인 대통령이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폭염을 특별재난으로 추가하고 냉방기기 사용을 국민 건강·생명과 직결된 기본적인 복지로 보아야 한다고 지시한 바 있어 폭염에 대해 정부가 적극적인 대응 모습을 보이긴 했으나 무슨 문제가 있을 때 마다 반짝이고 사라지는 제도나 정책이 아니길 바라는 국민들이 적지 않다. 국민들은 그간 정치적 인기몰이에 이용하려는 선심성 한철 입법등을 남발하는 정치인들을 여러 차례 보아왔기 때문이다.

어찌됐든 이 살인적인 폭염에서 모두 살아남아야한다. 더욱이 돈이 없다는 이유로 치명적인 피해를 입어서는 절대 안 될 것이며 폭염 속에서 위기를 맞이해 고통으로 신음하고 있는 이웃을 한번 쯤 돌아보는 것이 마땅하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이렇듯 많은 사람들이 폭염재난 지옥을 경험하고 있는 와중에도 어떤 정신 나간 기자는 주폭(酒暴)과 모기가 줄고 백화점과 냉방기 제조 기업의 매출이 늘어난 것을 폭염 긍정효과로 내세웠다.